여자도 사정한다
간장선생, 우나기 등으로 널리 알려진 일본의 거장 이마무라 쇼헤이의 영화 <붉은다리 아래 따뜻한 물>은 제목부터 성적인 비유로 똘똘 뭉쳐있다. 작품에서 붉은 다리는 실제 다리(교량)이면서 동시에 여인의 다리이다.
‘따뜻한 물’ 또한 강물인 동시에 여성의 ‘액’을 암시한다.
‘붉은다리 아래 따뜻한 물 = 여성의 따뜻한 성적 분비액’이라 봐도 전혀 손색(?)이 없다.
음습한 인간의 욕망을 대하는 따뜻한 시선
영화의 내용은 제목보다 더 직설적이다.
여주인공 사에코(시미즈 미사)는 섹스를 하지 않으면 몸에 물이 차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섹스를 하지 않고 버티면(?) 나중에는 감당할 수 없이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올 정도의 상태에 이른다.
여기에 여주인공에게 생리전 증후군과 비슷한 도벽이 발동한다는 설정도 볼 수 있다.
남자 주인공은 여자의 도벽을 막아준다며 물이 찰 때쯤이면 그녀와 관계를 맺고 몸안에 가득 찬 물을 배출시켜 준다. 그녀의 다리 사이에서 쏟아져 나온 물은 개천을 따뜻하게 적시고 그 개천엔 물고기들이 물려든다.
이쯤되면 일본 B급 만화에나 등장할 법한 설정이다.
하지만 B급 만화, 로망포르노류의 스토리텔링과는 달리 영화는 거장의 작품 답게 ‘인간의 욕망’에 대한 진지하고 해학적인 성찰로 끝을 맺는다. 젊은 시절부터 ‘인간의 성적 욕망’을 작품의 화두로 삼았던 이미무라 쇼헤이는, “인간의 마음 속 깊이 잠재된 음습한 욕망이야말로 삶을 지탱해주는 에너지원”이라 말하고 있는 듯 보인다.
그리고 심연처럼 깊고 푸른 욕망의 옹달샘이 을러 넘치지 않도록 인생을 즐겨보라고 그는 속삭인다.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야만시하는 현대인은 병자”, “설 때 즐겨. 안 서면 죽은 인생이야”라는 영화 속 거리의 철학자의 이야기는 곧 감독 자신의 목소리로 들린다.
이처럼, <붉은다리 아래 따뜻한 물>에서는 여성의 ‘물’, 즉 ‘여성의 사정’을 과장적이고 해학적이고 만화적이고 상징적으로 그린다. 또 대다수의 남녀가 ‘사정’은 남성의 전유물이라 생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많은 여성들이 현실에서도 영화에서처럼 사정을 경험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그렇지만, 불행히도(?) 남자들과는 달리 여자의 사정은 자신이 하는 줄도 모르게 오는 경우가 많고, 또 몇몇 여자들은 상대 남자들이 소변이 나오는 것이라 받아들여 불쾌해 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겨 사정의 순간을 숨기고 싶어한다는 점이 영화와는 다른 현실의 모습이다.
여성의 사정액, 그 실체는??
대표적인 예가 성 관련 Q&A에 종종 등장하는 “섹스 중에 소변을 본다”고 고민을 토로하는 여성들이다. 오르가즘에 이를 때마다 오줌을 '싸고' 말아 너무나 당황스럽고 창피하다는 것인데, 의학자들은 그러한 증상이 요실금이 아니라 '여자의 사정'일 가능성이 높다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조금 깊게 들어가 보자. 남성의 경우, 사정은 전립선과 주위 근육의 수축으로 요도 괄약근이 열리면서 정액이 체외로 사출되는 현상을 말한다. 여성에게도 이와 비슷한 현상이 일어난다. 바로 그것이 ‘여성의 사정’이다. 여성의 사정은 일반적인 분비액의 배출과는 전혀 다르다. 즉, 성적인 자극을 받으면 분비액이 천천히 흘러나오는 것과는 달리, 성적 흥분기의 최고조에 많은 액체가 일시에 배출되는 것이다. 여성의 입장에서는, 마치 소변을 볼 때의 느낌과 같기 때문에 '오줌을 쌌다'는 낭패감에 젖기 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여성의 사정은 영화에서처럼 그렇게 거대한 양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여성의 사정은 개인적 편차가 많은 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 적게는 몇 방울에서 드물긴 하지만 흠뻑 쏟아져 내릴 정도의 사정을 경험하는 여성들도 종종 있다고. 또 여성의 사정액의 성분은 일반적인 분비액도, 소변도 아닌 ‘제3의 성분’이라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다. 즉, 여성이 일시에 배출하는 액체는 소변과는 어떠한 화학적 연관성도 없으며 오히려 남성의 사정시 정액과 함께 섞여 나오는 말간 액체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붉은다리 아래 따뜻한 물>에 등장하는 감독의 메시지,
즉 “설 때 즐겨. 안 서면 죽은 인생이야”라는 말은 ‘여성의 사정’에도 매우 유용한 의미다.
즉, 앞에서 언급한 것 처럼 처음 사정을 경험하는 여자들은 당황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성들이 사정직전에 도달하게 되면 참을 수 없는 요의(尿意, 오줌마려움)를 느끼고 당황한 나머지 엉덩이를 치워버리거나 벌떡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요의를 느낄 때 참지 말고 그대로 몸의 흐름에 마음을 내맡겨야 사정을 통한 극단적인 오르가슴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설 때 즐겨. 안 서면 죽은 인생이야”라는 영화 속 감독의 말처럼,
“싸고 싶을 때 싸. 싸는것도 축복이야”는 마음가짐(?)과 따뜻한 배려가 여성의 사정을 대하는 ‘올바른(?) 자세’라는 것이 오늘의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