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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에 가입했습니다. 해보고는 싶은데, 해본 적은 없어요. 아내에게 말조차 꺼내보지 못한걸요. 남들이 하는 건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내가 그러기는 쉽지 않네요.”
김씨는 지난해 가을 인터넷에서 ‘스와핑’이란 단어를 검색하다 이 사이트에 접속하게 됐다. 아내를 설득할 자신이 없어 다른 여성을 구해
데리고 나갈 심산으로 ‘스와핑이 하고 싶다’며 연락처를 남겨두었다. 서울 영등포에서 사업을 한다는 이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지만, “아직 아내를
설득하진 못했다”고 하니 전화가 뚝 끊겼다. 김씨는 “리얼하게 묘사된 스와핑 경험담을 읽으면서 대리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 중 연락이 닿은 이곳 회원들은 모두 ‘권태기에 빠진 중년의 부부가 관계 회복을 위한 방편으로 스와핑을 즐긴다’는 스와핑에 관한
고정관념을 거부했다. 자신들을 변태 혹은 성도착증 환자로 보는 시각도 거절했다. 자신들은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들이며 아내를 사랑하는 마음과
스와핑에 대한 호기심이 공존한다고 주장했다. 호기심으로 이 사이트에 가입했다가 아내와 함께 두 차례 스와핑을 했다고 밝힌 30대 중반의 남성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결혼한 지 4년째이기 때문에 아직 권태를 느낄 단계가 아닙니다. 아내를 많이 사랑하며 아내를 믿습니다. 아내가 나 몰래 외도할까봐
걱정하기보다는 함께 서로가 보는 앞에서 성적 욕구를 발산하는 게 낫지 않나요. 가끔 여행을 떠나듯, 즐거운 영화를 관람하듯 스와핑을 즐기는
겁니다. 그뿐이에요.”
부부플러스의 남성회원들은 대부분 “처음에는 아내가 나를 변태 취급했지만 끈질긴 설득에 넘어갔고, 처음엔 어색해하더니 점차 즐기기
시작했다”면서 “그런 아내가 사랑스러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의 주장이 설득력 있는 얘기일까.
이에 대해 정신과 전문의들과 심리학자들은 “스와핑의 초기 단계에서 느끼는 감정에 불과하다”고 못 박는다. 스와핑을 경험한 후 배우자를 더
사랑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는 것은 단순히 사회적으로 터부시되는 일탈 행위를 함께 해냈다는 데서 오는 동류 의식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스와핑 후 느끼는 사랑의 감정은 일탈 행위를 함께 해냈다는 동류 의식일
뿐
한양대 구리병원의 박용천 정신과 전문의는 “배우자에 대한 불만, 결혼생활에 대한 권태라는 근본 원인을 해결한 것이 아니라 스와핑이란 재미로
덮어둔 것이기 때문에 언제든 부부 사이의 갈등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된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스와핑 사실은 서로를 공격하는 치명적 무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가현 전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처음에는 아내가 다른 남자와 성관계를 갖는 것을 지켜보며 성적 흥분을 느끼지만, 아내가 다른 남자와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해갈수록 남편은 질투를 느끼게 돼 부부 관계는 파국으로 치닫기 쉽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이번 스와핑 사이트 적발 사건을 사회적 배경에서 해석했다. 지난해 9월부터 시행된 특별법에 의해 성매매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면서
욕구 좌절의 수준이 높아진 남성들이 ‘합법적인’ 성적 일탈 행위인 스와핑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 윤 교수는 “평소 성매매 경험이
없는 남성이라도 성매매특별법이 생겼다는 사실 자체로 욕구 불만이 커지게 되면서 스와핑에 더욱 호기심을 갖게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