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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중영 변호사의 추리소설,타임 시리즈,제2편"완벽한 시간"을 읽다.

거자필반(去者必返) 2024. 11. 22. 18:32

역시 기대했던 것처럼 1편보다 2편은 더 세다.

1편에서 스스로 목을 매 자살한 사건과 원한을 가진 자한테 목이 잘려 살해당한 2편의 이번 사건과의 차이는 더 말해 무엇하랴.

"칠흑같이 어두운 밤 목이 잘린 사람의 머리가 그물에 걸려 올라왔다"

처음부터 으스스하다.

무엇 하나 부족할 것이 없을 것 같은 학교재단의 소유자들인 이 가족은 유난히도 사이가 안 좋은 두 자매로 인해서 결국엔 파국을 맞는 것으로 끝난다.

희진과 희수 두 자매를 보니 문득 아주 오래 전 일이 떠오른다.

내가 살았던 마을에도 옆집에 두 자매가 있었는데 유별나게 사이가 좋았다.

하지만 둘의 성격이 어찌나 드셌던지 밖에 나오면 남들한테는 소위 반깡패였다.

오랜 세월이 흐른지라 가물거리지만 자매 중 언니의 별명은 쌈닭이고, 동생은 코브라였던 것 같다.

독사 중에서도 가공할 공격력을 지닌 무시무시한 그 코브라 말이다.

 

그 둘은 삔치기, 다마치기, 가이셍(오징어 게임)등 여러 가지 게임에 능했는데 게임을 하다가 상대방이 규칙을 어기는 등 암튼 수틀리면 머리핀이고 구슬이고 다 집어 던지고 포대기에 싸서 등에 업고 있던 막냇동생을 땅바닥에 뉘어놓고 곧장 싸움을 벌이기 일쑤였다.

 

그러던 어느 날, 옆 마을에 사는 사촌언니가 놀러왔는데 셋이서 잘 놀다가 뭐가 또 틀어졌는지 갑자기 쌈닭이 그 사촌언니의 머리끄덩이룰 잡고 마구 흔드는 것을 본 자매의 엄마가 냅다 쌈닭을 두들겨 팬 적이 있었다.

그렇게 쌈닭은 흠씬 맞고 난 이후로 두 번 다시 사촌언니한테 대드는 것을 보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자매의 엄마께서 자녀들 교육은 확실히 시키는 것 같았다.

그런 일이 있은 후로 사촌언니를 포함한 세 자매는 어딜 가나 항상 꼭 붙어다닌 기억이 난다.

마치 바늘과 실처럼...

 

그 자매에 대해 장황하게 쓰다 보니 이야기가 한참 삼천포로 간 것 같다.

소설 속의 희진, 희수 이 자매는 평생 서로 죽일 듯이 으르렁대며 매일 싸워댔다니 그걸 지켜보는 가족도 참 난감했을 것이다.

 

어린 시절, 언니가 무척 아끼던 강아지의 목을 무참히 밟아 죽여버렸다는 일화에서는 이루 형언할 수 없는 그 잔혹성에 혀가 내둘린다.

 

늦은 밤, 홀로 방에 들어가 이 소설을 읽다 보면 길 원장이 박 형사, 이 과장 등과 함께 셋이서 대책 회의 겸 술자리를 몇 번 갖는데 나 또한 술을 매우 좋아하는 편이라서 그런 대목에서는 은근히 술이 땡겨서 냉장고 있는 술을 꺼내어 자작을 하면서 읽은 적도 몇 번 있었다.

 

아마도 나 같은 유형의 술꾼들의 공통된 심리가 아닐까 싶다.

채 국장은 처음부터 살해를 당해서 목이 잘린 시신으로 발견됐지만 같은 시기에 사라진 다른 두 사람도 살해된 것 같긴 한데 도대체 범인이 누구일까 아무리 추리를 해봐도 오리무중이었는데 나로선 1%의 의심도 안 했었던 사람이 범인으로 드러나니 허를 찔린 기분이다.

그래, 바로 이런 게 추리소설을 읽는 묘미가 아니던가!

"침묵의 시간" 편에서 길 원장은 사례금으로 받은 봉투를 열어보지도 않고 서진주와 수인의 위패가 모셔진 절에 시주를 하는 모습을 보고 뭉클했었는데 이번에도 길 원장은, 외동딸을 허망하게 잃고 실의에 빠진 해수의 엄마에게 송 이사장으로부터 받은, 수사비로 쓰고 남은 많은 돈을 건네주는 모습을 보니 길 원장이 꽤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권중영변호사 #침묵의시간 #완벽한시간 #타인의시간